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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즈

생일은 왜 때 되면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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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되면  누군가 알아보고 인사건네거나, SNS를 통해 하는 의례적인 축하멘트에 언제 어떻게 답해야지 불편한적이 있는가?

여러가지 사항들을 고려하여, 가급적 자신의 생일 알림을  동료, 지인들이 받지 않을 수 있도록

굳이 애써 카톡 설정을 변경해본 사람이라면, 분명 생일을 축하받는것이 어색하고 조용하게 생일을 보내는 부류일 것이다.

 

카카오톡 프로필 생일알림을 꺼두면 된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생일에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birthday blues' 라는 말은 

오히려, 생일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거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때 느끼는 증상이라고 하니,

주변 사람들의 이벤트와 나의 상태와의 상대적인 비교로 생기는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나는 확실히 생일이 조용히 지나갔으면 하는 부류이다)

 

생일 이벤트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도 있다.

생일을 보내는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인데, 

생일을 기념하는 방식이 연령별, 세대별로 어떻게 달라지고, 음력 생일을 챙기는 비중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을 보여준다.

현 세태를 반영하는 설문결과 중, 반려동물의 생일이나 입양일을 기념하는 비율도 28%로 높은 비중인것은 재밌는 결과같다.

한국리서치 '생일을 보내는 방식' 조사 중

 

1년에 하루만을 엮어서 생일날의 기억을 재생해 보면

내가 왜 생일을 회피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것 같아

기억 조각들을 모아보면,

 

17살의 생일 : 엄마가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주지 않았다. 축하인사도 없다. 언제 알게될까 아무이야기도 안하고 하루가 끝나갈 무렵, 고모집에 가신 할머니의 전화 "할미가 미역국 못끌여줘서 미안하다" 한마디에 울어버렸다.

 

24살의 생일 : 군대가서 적응이 어려웠을 때, 주특기 교육을 받아오라고 혼자 본부로 파견을 나가서 맞은 생일. 부대 회관방을 잡고 혼자 잡들기 쓸쓸해 생일케익을 사와서 불을 붙이고 나에게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었다. 슬펐다.

 

30살의 생일 : 30을 기념하고 싶었다. 친구들을 만나고 30살에 이루고자 했던 것들을 모아 잡지를 만들자 결심을 했다. 술을 많이 마셨고 매우 유쾌했다.

 

32살의 생일 : 아내가 회사사람들을 위해 생일 축하 간식까지 준비했다.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고, 이날 만큼은 내가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37살의 생일 : 온가족이 함께하는 하루 라는 말이 실감이난다. 아이들의 아둥바둥 촛불 끄기놀이를 위해서라도 내 생일 케익은 있어야된다.

 

38살의 생일 : 내 생일이 아버지 탈상날이 되버렸다. 집에 돌아와서 낮잠을 5시간도 넘게 잔거 같은데, 장모님이 끓여주신 미역국이 그렇게 맛있었다.

 

39살의 생일 : 아내와 싸우고 혼자 나와버렸다. 그 덕에 용인 고기리에 맛있는 미역국집을 찾을 수 있었다. 혼자 먹는 미역국도 이렇게 맛있구나 감탄하면서 먹었고, 다음 아내생일때 같이 가서 더 맛있게 먹었다.

 

.......

 

이런 기억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 생일은 가족과의 일상속에 미역국과 케익이 있었다.

그래 누군가와 비교하거나, 오히려 그 비교를 거북해 하는 것 보다

나의 작년과 올해의 생일을 기록하고 비교하는것은 오히려 의미가 있어보인다.

나의 생일을 축하하는 방식은 내 안에서 찾는거다.

 

사진을 최대한 모아봐야겠다. 나의 꽉찬 나이별 변화가 궁금하다. 나의 생일날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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